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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쿠데타를 통해 본 내정 불간섭 원칙

by 향긋한커피 2021.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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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쿠데타가 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헌장의 핵심 조항인 내정 불간섭 원칙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개입을 하지 않음으로써 미얀마 구분의 구데타를 지지하고 있는 효과를 낳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정 불간섭 원칙이 생기게 된 배경

아세안이 처음 결성될 때 아세안의 핵심 운영원칙으로 잡은 조항입니다. 그 배경이 1960년대 말레이시아 독립을 두고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사이에서 분쟁이 있었습니다. 당시 보르네오섬의 사라와크주와 사바주가 말레이시아에 합병되는데 강하게 반대한 인도네시아는 말레이시아와 무력충돌이 일어났으며 동남아시아는 영국 식민지 시절부터 생겨난 소수민족갈등 문제가 국경을 넘나들며 복잡하게 얽혀 있던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은 1967년 아세안을 결정하면서 더 이상의 분쟁을 막기 위해 아세안 헌장에 내정 불간섭 원칙을 핵심 조항으로 집어넣게 되었습니다. 50여년이 지나면서 아세안 회원국이 5개에서 10개국으로 늘러나고 지역공동체의 규모도 크게 성장하게 되었지만 이 원칙만틈은 변함없이 고수되어 왔습니다.

 

 

내정 불간섭 원칙 지적에 중심인 미얀마

이 조항은 국제사회로부터 늘 비판 받아왔습니다. 세계화로 인해 지역과 내정의 범위가 모호해지고 있는데 아세안이 높아진 국제적 위상에 걸맞지 않게 역내 분쟁을 나몰라라 하고 있다는 지적이었습니다. 내정 불간섭 원칙이 도마에 오를때 마다 중심에 있었던 나라는 늘 미얀마였습니다.

 

미얀마 아세안 가입때부터 논란의 대상

미얀마는 1997년 아세안에 가입했습니다. 그때도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민주화 운동을 억압하고 아웅산 수치를 가택연금한 미얀마 군부 정권이 아세안 헌장의 인권 수호 조항에 정면으로 위배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미얀마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원치 않았던 아세안은 결국 미얀마의 가입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아세안은 2017년 미얀마 로힝야 사태때도 내정 불간섭 원칙을 고수했습니다. 

 

2017년 로힝야 사태

이 사태는 미얀마 군부가 무슬림인 로힝야족 수천명을 집단살해하면서 80만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한 사건입니다. 같은 무슬림 국가인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가 규탄 성명을 낸 것 외에 아세안 차원의 공동대응은 없었습니다. 바로 내정 불간섭 원칙때문에 입니다. 

 

 

이번 미얀마 쿠데타는 내정 불간섭 원칙의 시험대

미얀마 군부는 앞으로 쿠데타 규탄 시위를 계속 강경진압할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쿠데타에 맞선 소수민족 무장단체에게 일방적으로 한달간 휴전을 선언하면서도 '안보와 행정을 훼손하는 행위는 예외'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맞선 미얀마 민주진영은 군부의 정치적 영향력을 법적으로 허용한 2008년 군부 헌법 폐를 선언하고 소수민족 권익 보장 등을 담은 과도헌법을 선포했습니다. 소수민족 무장조직과의 연대를 공식화한 것입니다.

 

이에 아세안 내부도 회원국끼 서로 내정에 간섭을 하지 않는다는 내정 불간섭 원칙이 오히려 역내 평화와 안정을 해치고 있다고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필리핀 외교장관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아세안의 내정 불간섭 원칙이 잘못된 일을 저지르는 것에 대한 전면적 승인이나 암묵적 동의를 의미하지 않는다. 각 나라마다 여러 내정 방식이 있을 수는 있지만, 자국민을 존엄하게 대해야 한다는 방식에는 예외가 있을 수 없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태국의 야당 정치인과 현직, 전직 의원들 6명도 최근 공동 성명을 내고 "지난 수십년 동안 아세안은 역내 분쟁에 제대로 대응하는데 실패해 왔다. 이번에는 내정 불간섭 원칙이라는 스스로 만든 족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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